청계천 오간수문 터

10코스 역사의 길
종로라는 역사책, 마지막 페이지의 이야기

(안내) 역사작가 박광일
(배역) 박광일(역사작가)

자, 역사의 길 시작은 청계천 오간수교입니다. 오간수교는 오간수문이 있던 곳에 만든 청계천 다리입니다. 다리 자체가 목적은 아니니까요, 다리 아래 청계천 산책로 쪽으로 한 칸 내려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오간수문은 물이 흘러 나갈 수 있게 다섯 칸으로 만든 수문입니다. 곧 청계천 물이 흘러 나가는 곳이죠. 단단하게 한양을 방비해야 하는 한양도성이라도 청계천을 지날 때는 보통 성벽과 달라야 했습니다. 물은 흘러 나갈 수 있어야 하고, 대신 외부 사람은 들어올 수 없게 만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오간수문은 남아있지 않은데요, 대신 근처에 있는 조금 규모가 작은 이간수문을 보면 그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물이 흘러나갈 수 있도록 개천 위에 무지개문을 만든 뒤, 무지개 문에는 쇠 혹은 나무로 된 살창을 세워 적의 침입이나 야간에 백성들이 몰래 드나드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 것입니다.

성이 있는 다른 곳에서도 가끔 수문을 볼 수 있습니다. 수원 화성 화홍문은 일곱 개의 무지개 문으로 되어 있어서 수문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간수문은 남아있지 않은데요, 오간수교 아래쪽 벽을 보면 축소 모형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모형을 크게 만들어 청계천 위에 얹어 놓으면 옛 오간수문이 되는 겁니다.

한양을 둘러싼 도성을 보면 대체로 둥근 모습입니다. 그런데 전체 지형이 서북쪽은 높은 편이고 동남쪽은 낮습니다. 그리고 한양의 중심부 낮은 곳에 청계천이 있어서 높은 곳에서 흘러내린 물이 청계천으로 모이고, 청계천은 오간수문이 있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도성을 빠져나간 청계천은 왕십리에서 중랑천을 만나고요, 중랑천은 옥수동에서 한강으로 흘러가는 것이죠.

이런 지리적 특성을 가진 청계천은 자연스럽게 한양의 하수도 역할을 했습니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이름은 개천이었는데, 개천 관리를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한양 홍수 관리의 관건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조선시대, 그리고 일제시기에는 청계천 물길이 잘 통하도록 대규모의 준천 사업을 여러 번 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태종 때, 그리고 영조 때였습니다.

그런데 근대, 그리고 현대에 서울에 하수 시설이 생기면서 청계천이 갖는 중요함은 상대적으로 약해졌습니다. 오히려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주변의 오수가 청계천을 흘렀습니다. 불결한 느낌의 개천, 그리고 필요한 도로를 확충할 목적으로 청계천을 덮어버리는 공사가 계획되었습니다. 1960년의 일입니다. 너비 50미터의 청계천 복개도로가 생겨난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1967년에는 그 위에 고가도로를 만들었는데요, 한때 서울의 상징이기도 했던 ‘청계고가도로’입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번에는 도시 환경을 개선하겠다면서 청계천 복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고가도로, 그리고 청계천을 덮고 있던 복개도로를 걷어 내고 원래 개천의 모습으로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다만, 옛날처럼 청계천으로 들어오는 물이 없어 인공의 힘으로 물을 끌어와야 했습니다. 지금의 청계천입니다.

지금 청계천에는 물과 나무, 산책로가 있습니다. 대도시 서울에서 초록의 기운을 느끼며 쉴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같은 청계천을 놓고 시기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그때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시간이 지나면 낡은 생각이 되고, 고쳐야 할 것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어떤 일을 할 때는 비록 최선이라는 판단에서 하더라도 여지를 남겨놓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자, 이제 청계천의 북쪽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겠습니다. 개울이 흘러 들어오는 방향의 오른쪽 산책로입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한국의 수도 서울이라는 생각, 혹은 많은 사람이 바쁜 삶을 살아가는 도심이라는 생각을 잊게 됩니다. 흐르는 물이며, 물 안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그런 물고기를 주시하는 물새 등을 보면 한가한 전원 풍경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중간 중간, 뜨거운 삶을 살아갔던 역사의 현장을 찾아 산책로를 벗어나기도 할 것입니다.

물의 흐름을 두고 옛 선현들은 법의 의미를 찾기도 하고, 혹은 역사의 흐름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흐르는 물을 거슬러 올라가겠습니다. 역사 속 이야기를 찾아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자, 이제 주변 풍경을 즐기며 천천히 걸어가시죠. 다음으로 살펴볼 곳은 ‘전태일 다리’입니다. 청계천에 있는 다리 가운데 하나인데요, 산책로에서 다리에 붙여 놓은 이름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태일 다리 또는 버들다리란 이름이 보이면, 오른쪽으로 난 샛길을 따라 청계천 옆 도로 쪽으로 올라가서 다리로 가시면 됩니다.

@등록기관 :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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