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코스 배움의 길
세상을 바꾸는 교육과 연구의 공간, '싱크 탱크' 종로

(안내) 한국사 강사 최태성
(배역) 김학수(고종 때 문신, 성균관대사성)

안녕하시오? 오늘 배움의 길을 안내할 성균관 대사성 김학수요. 이렇게 만나서 반갑소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성균관은 조선 최고의 학교로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었소. 두말할 것도 없이 조선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학교라고 할 수 있소. 그 성균관의 대사성이라고 하면 음, 미래에는 대학교 총장 정도가 된다고 보면 될 것이오. 그런데 나라에 대학이 딱 하나만 있다고 보면 성균관 대사성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이오.

사실 내가 능력도 부족하고 실력도 없지만, 특별히 전하의 은혜를 입어 이렇게 영예로운 성균관의 대사성이 되었소. 내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광산 김씨 영자 수자 쓰시는 분의 아들로 이름은 김학수라고 하오.

그런데 나에게 고민이 하나 있소. 이건 여러분에게만 드리는 말씀이오. 지금 나라 안팎이 급변하고 있는데 새로운 인재에게 필요한 교육, 그리고 연구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있지만, 아직 답을 찾지 못했소. 임금께서도 세상의 변화에 맞춰 성균관이 큰 변화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전교를 하셨으니 내 마음에 큰 짐을 지고 있는 것 같소.

다행히 오늘 여러분과 함께 이렇게 종로모던길 답사를 나서게 되었으니 함께 그 답을 찾아봅시다. 아, 다행히 이번에 살펴볼 곳은 성균관과 멀지 않아 내가 자주 들르는 곳이라오. 누구보다 잘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으니 걱정은 하지 마시오.

그럼 이제 배움의 길로 떠나봅시다.

우리가 가장 먼저 갈 곳은 대한의원이요. 대한의원에 가기 위해서는 서울대학교 병원 정문을 통해 들어가야 하오. 병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자동차가 많이 오가는 곳이니 조심해서 올라가도록 합시다.

음, 지금과 달리 내가 살던 그 시절, 이곳은 한적하기 그지없었다오. 사실 함부로 아무나 오갈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소. 창경궁의 동쪽에 지어진 왕실의 후원인 함춘원 영역이기 때문이오. 먼 옛날, 성종 임금님께서 세 분의 대비를 위해 창경궁을 지으시고 궁궐의 동쪽 지세를 보완하기 위해 나무를 심고 담장을 둘러 함춘원이란 이름을 지었소. 봄을 품고 있는 정원이라, 참으로 아름다운 이름이 아니오. 하하. 우리 조선의 멋은 이렇게 이름에도 담겨 있소.

그런데 폐주 연산군 때 함춘원 주변 민가를 허물고 크게 확장해 민심을 잃었다오.

다행히 중종 임금님께서 반정을 일으킨 후 다시 원래 모습으로 복구했소.

이 함춘원에 또 변화가 일어난 것은 영조 임금님 때였소. 저어쪽 순화방에 있던 사도세자의 사당 ‘수은묘’를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오. 그리고 정조 임금님께서 즉위하신 후 친부이신 사도세자에게 새로이 장헌의 시호를 올리고 사당 이름을 수은묘에서 경모궁으로 고쳐 불렀다오. 아쉽게도 그때 건물은 모두 사라지고 서울대 병원 안쪽에 경모궁 터만 남아있다고 하오.

아이고 이런, 함춘원의 설명이 너무 길어졌구려. 내가 살던 시절, 왕실의 특별했던 장소인지라 말이 좀 길어졌소. 흠흠.. 그럼 대한의원까지 쭉 올라가 보도록 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