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환 선생 나신 곳


4코스 모더니스트,문학의 길
문학의 향기를 통해 만나는 종로의 문학가 이야기

(안내) 배우 배해선
(배역) 염인영(근대문학을 공부하는 여성)

문학의 길에서 처음으로 만날 분은 바로 소파 방정환 선생입니다.

아, 여기 복잡한 빌딩 숲에서 방정환 선생의 자취를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관심을 가지고 보면 로얄빌딩 앞 조그마한 녹지공간에 방정환 선생이 태어난 곳임을 알려주는 표석이 있습니다.

이 자그마한 표석 덕분에 우리는 방정환 선생에 대한 얘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의 친구’로 널리 알려진 분이지요. 어린이날을 만들고 ‘색동회’를 만들어 어린이 운동에 앞장선 분이니까요. 또 어린이를 위한 동요를 짓기 위해 윤석중 선생, 정순철 선생에게 작곡을 부탁하기도 했죠.

이번 코스 주제가 문학의 길이어서 방정환 선생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듯합니다. 그런데 방정환 선생은요, 외국의 동화를 번역해 동화책 〈사랑의 선물〉을 간행했죠. 개벽사에서 발간한 〈사랑의 선물〉은 비록 번역한 작품이지만 아동 문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죠. 아동, 아니 어린이를 위한 문학이라니... 조선시대에는 어린이는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만 인식했고, 정작 어린이를 위한 책은 거의 없었죠.

음, 그러고 보면 역시 방정환 선생은 시대를 앞서간 분입니다. 〈사랑의 선물〉 안에는 〈안데르센 동화〉, 〈그림동화〉 등에서 골라낸 명작동화 10편이 실려 있습니다.

이 동화책을 엮은 이유가 또 감동적입니다.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학대받고, 짓밟히고, 차고 어두운 속에서 또 우리처럼 자라는 어린 영들을 위하여 그윽이 동정하고 아끼는 사랑의 첫 선물로 나는 이 책을 짰습니다.’ 여기서 ‘어린 영’을 뺀다면 문학의 필요함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 물론 방정환 선생은 직접 동화를 짓기도 하고, 수필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 문학가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분입니다.

저한테 방정환 선생의 가장 큰 업적을 꼽으라면, ‘어린이’란 낱말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는 ‘늙은이’나 ‘젊은이’처럼 어린아이를 격식을 갖추어 이르는 말입니다. 방정환 선생이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천도교 교주였던 손병희 선생의 사위가 된 것을 꼽기도 합니다.

천도교에서는 ‘아이를 때리는 것이 한울님을 때리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어린이를 인격체로 봤습니다.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어린이에게 격식을 갖추어 말을 써야 한다고 했죠. 실제로 어린이란 낱말을 쓰면 그 문장은 격식있는 말로 끝나야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어린이 여러분’과 같이요.

그런데요, ‘어린이’처럼 새로 만들어낸 낱말은 살아남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이 낱말이 살아남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잡지 〈어린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1923년 3월, ‘개벽사’에서 발간한 이 잡지는 많은 인기를 누렸는데요, 잡지 이름이 ‘어린이’여서 그 낱말이 많은 사람에게 익숙해질 수 있었던 것이지요. 아, 그런데 요즘은 유명한 어린이, 청소년 잡지가 안 보이는 것 같아 좀 섭섭하네요.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아동도서’, ‘아동문학’ 같은 표현보다는 ‘어린이 도서’, ‘어린이 문학’이라고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방정환 선생의 자취는 여기 말고도 곳곳에 남아있어요. 예를 들어 천도교중앙대교당에는 세계 어린이 운동 발상지를 알리는 기념탑이 있어요. 1922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어린이날을 기념한 것을 기리는 곳인데요, 그 중심에도 방정환 선생이 있었죠. 그런데 여러분, 혹시 아세요? 방정환 선생의 무덤은 ‘망우 역사문화공원’에 있습니다. 묘비에는 ‘어린이의 마음은 신선과 같다’는 말이 적혀있기도 하죠.

어린이를 위한 문학의 등장, 새로운 세상의 변화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자, 이제 다음 장소로 옮겨 가겠습니다. 다음 장소는 광화문 네거리에 있는 큰 서점, 교보문고 앞입니다. 세종문화회관을 지나 광화문광장을 가로질러 넘어가면 됩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보며, 또 멀리 광장 북쪽으로 세종대왕 동상 뒤에 있는 광화문과 백악, 북한산의 모습을 보며 걸어가면요, 자연스럽게 서울의 중심을 걷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길은 천천히 주변의 분위기를 느끼며 걸어가는 것도 좋겠죠?

길을 건너서 우리가 찾아갈 곳은 서점으로 들어가는 종로 쪽 입구에 있는 동상입니다.


@등록기관 :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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