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코스 독립과 매국의 길
배화여학교 3.1운동 만세시위 중심인물
(안내) 가수 송민경
(배역) 김경화(배화여학교 3.1운동 만세시위 중심인물)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여러분에게 ‘독립과 매국의 길’을 안내할 김경화입니다. 아, 제 이름이 조금 낯선 분들이 대부분이실 것 같은데요, 저는 100여 년 전 배화여학교에 다녔던 학생입니다. 나름 중요한 일을 했다고 자부하는데요, 저의 모교인 배화여학교가 이번 코스에 포함되어 있어서 오늘 안내를 맡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동네를 무척 사랑합니다. 등하교하던 길, 그리고 동무들과 놀러 갔던 곳들을 여러분과 함께 돌아보게 되어 무척 가슴이 설렙니다. 무엇보다 인왕산 자락의 유서 깊은 곳에 포근하게 안겨있던 제 모교가 여전히 남아있어서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그렇지만 또 이곳에서 일어난 일, 그리고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을 소개하려고 하니 조금 복잡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독립과 매국의 길’을 떠나 보겠습니다. 제가 안내할 길은 인왕산 동편 자락에 남아있는 근대 인물들의 흔적을 따라 걷는 코스입니다.
먼저 동네 소개를 해야겠네요. 이 동네의 배경이 되는 인왕산은 조선의 수도 한양의 서북쪽을 둘러싼 병풍과 같은 산이죠. 경복궁 서쪽의 웅장한 바위산의 위용을 자랑하는 산이지만, 제법 숲도 우거지고 맑은 계곡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선 초기에는 지위는 높았지만, 권력과는 거리가 멀었던 왕실의 종친들이 터를 잡고 자연을 벗 삼아 지내던 곳입니다.
조선 후기 그리고 근대에 이르러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는데요, 권력을 가진 이들이 인왕산의 좋은 경치를 찾아 들어왔고요, 국권을 빼앗긴 시절에는 친일매국 인사가 거창한 집을 짓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서울, 곧 한양이나 경성의 중심과 가까워서 시대와 같이 호흡하려는 근대의 문인들이 고뇌하며 작품을 구상하던 곳이기도 했죠. 사실 문학은 아직도 저에게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긴 합니다.
자, 이렇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역사의 다양한 면모를 지닌 인왕산 자락을 저와 함께 걸어 보실까요. 먼저 찾아볼 곳은 바로 윤동주 문학관입니다.